[이슈 다이브] 더 크루(The Crew) 사태가 불러온 혁명, 캘리포니아 ‘게임 서버 종료 방지’ 법안 하원 통과 분석

게이머들이 구매한 디지털 게임의 수명은 과연 누가 결정하는가에 대한 논쟁이 법적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유비소프트의 레이싱 게임 더 크루 (The Crew)가 서버 종료와 함께 라이브러리에서 사라진 사건 이후, 전 세계적인 지지를 얻은 ‘게임 죽이기 중단(Stop Killing Games)’ 캠페인의 노력이 결실을 본 것이다. 최근 캘리포니아 주 하원에서는 온라인 게임의 서버가 종료되더라도 플레이어가 해당 게임을 계속 즐길 수 있도록 보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안 AB 1921이 통과되며 게임 산업에 거센 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법안 번호 AB 1921 (California Assembly Bill 1921)
핵심 내용 서버 종료 시 독립 실행형 버전 제공 또는 전액 환불 의무화
관련 이슈 더 크루 (The Crew) 서버 종료 및 라이브러리 회수 논란
현재 진행 단계 주 하원 통과 (찬성 43표, 반대 16표) 및 상원 이송

디지털 소유권의 재정의, AB 1921 법안의 핵심 가치

이번에 하원을 통과한 AB 1921 법안은 퍼블리셔가 온라인 게임의 서버를 종료할 때, 플레이어에게 두 가지 선택지를 제공하도록 강제한다. 첫째는 서버 연결 없이도 게임을 지속적으로 즐길 수 있는 독립적인 오프라인 버전을 제공하는 것이며, 둘째는 그것이 불가능할 경우 구매자에게 전액 환불을 진행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서비스 종료를 고지하는 수준을 넘어, 소비자가 지불한 비용에 대한 ‘영구적 가치’를 법적으로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특히 이번 투표 과정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대거 찬성표를 던지며 소비자 권익 보호에 힘을 실어주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그동안 게임 산업은 ‘소유’가 아닌 ‘라이선스 대여’라는 논리로 서버 종료 후 콘텐츠 접근 차단을 정당화해 왔으나, 이번 법안은 이러한 관행에 정면으로 도전한다. 게이머의 지갑을 보호하고, 한 번 구매한 소프트웨어는 퍼블리셔의 변심과 상관없이 작동해야 한다는 상식적인 요구가 입법화의 문턱을 넘은 것이다.

더 크루 (The Crew) 사태가 쏘아 올린 게이머 권리 장전

이 법안이 추진력을 얻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유비소프트의 더 크루 (The Crew) 서비스 종료 사건이었다. 2024년 서버가 닫히면서 싱글 플레이 요소조차 접근이 불가능해진 더 크루 (The Crew)의 사례는 게이머들에게 거대한 배신감을 안겨주었다. 수천 시간을 투자해 수집한 차량과 커스터마이징이 한순간에 데이터 쓰레기가 되는 것을 목격한 사용자들은 ‘더 이상 당할 수 없다’며 집단행동에 나섰고, 이는 ‘Stop Killing Games’ 캠페인의 확산으로 이어졌다.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협회(ESA)는 이 법안이 게임이 실제로 작동하는 방식을 반영하지 못한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캘리포니아 의회는 기업의 기술적 난제보다는 소비자의 재산권 보호에 더 큰 무게를 두었다. 더 크루 (The Crew)를 통해 증명된 라이브 서비스 게임의 취약성이 결국 법적 규제라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셈이다. 만약 이 법안이 상원을 통과하고 개빈 뉴섬 주지사의 서명까지 마친다면, 향후 출시되는 모든 라이브 서비스 게임은 개발 단계부터 ‘오프라인 엔드게임’ 시나리오를 설계해야만 할 것이다.

남은 과제와 글로벌 게임 시장에 미칠 파급력

현재 법안은 캘리포니아 상원 심의를 앞두고 있으며, 캠페인 주최 측은 상원 의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상원을 통과할 경우 주지사의 거부권 행사 여부가 관건이지만, 거부권이 행사되더라도 양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이를 무력화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어 있다. 이는 사실상 북미 시장의 기준이 바뀔 수 있음을 시사한다.

유럽 연합(EU) 역시 유사한 취지의 청원이 진행 중이며, 유럽 집행위원회로부터 곧 공식 답변을 받을 예정이다. 캘리포니아의 이번 결정은 전 세계 규제 당국에 중요한 선례가 될 것이 분명하다. 이제 게임사는 서버 종료를 비용 절감의 수단으로만 여기던 안일한 태도에서 벗어나, 사용자가 구매한 게임을 끝까지 책임지는 진정한 의미의 ‘서비스’를 고민해야 하는 시대에 직면했다.

더 크루 (The Crew)가 촉발한 디지털 소유권의 대전환
단순히 게임 한 편의 수명 문제를 넘어, AB 1921은 ‘구독형’과 ‘라이브 서비스’라는 명목하에 가려졌던 소비자 권리를 법적 테두리 안으로 끌어들였다. 이는 향후 게임 엔진 설계 단계부터 서버 의존도를 낮추는 기술적 변화를 강제할 것이며, 게이머들은 자신이 구매한 가치가 퍼블리셔의 재무제표에 따라 증발하지 않는다는 확신을 얻게 될 것이다. 결국, 지속 가능한 게임 생태계는 기업의 일방적인 중단 권한이 아닌 플레이어와의 신뢰 보호에서 시작됨을 보여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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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다이브 지수: 9.2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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