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티니 가디언즈 (Destiny 2)가 서비스 종료를 앞둔 마지막 대규모 업데이트를 통해 기적적인 역주행을 기록하며 전 세계 게이머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2026년 6월 9일 적용된 이번 업데이트는 단순한 콘텐츠 추가를 넘어, 지난 1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이어진 대서사시를 마무리하는 헌정의 의미를 담고 있다. 특히 번지(Bungie)가 향후 라이브 서비스 계획을 사실상 종료한다고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유저들이 보여준 폭발적인 반응은 이 시리즈가 가진 IP의 힘이 여전히 건재함을 증명한다.
▲ 공식 커버 아트 (제공: IGDB)
| 게임명 | 데스티니 가디언즈 (Destiny 2) |
| 업데이트 명칭 | 위령비 (Monument of Triumph) |
| 최고 동시 접속자 | 167,867명 (2026년 6월 9일 스팀 기준) |
| 주요 플랫폼 | PC, PS5 Pro, Xbox Series X/S |
| 패키지 구성 | 데스티니 가디언즈: 더 컬렉션 (Destiny 2: The Collection) |
데스티니 가디언즈 마지막 여정의 화려한 피날레와 수치적 성과
이번 6월 9일에 적용된 최후의 업데이트 「위령비(Monument of Triumph)」는 그야말로 번지가 팬들에게 전하는 마지막 선물과도 같다. 스팀DB(SteamDB)에 따르면 업데이트 당일 데스티니 가디언즈의 최고 동시 접속자 수는 167,867명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초 기록했던 4만 명 미만의 수치에서 약 4배 가까이 급증한 수치이며, 2024년 6월 「최후의 형체(The Final Shape)」 확장팩 출시 이후 약 2년 만에 달성한 가장 높은 기록이다. 특히 작년 12월 스타워즈 테마의 「레니게이드(Renegades)」 확장팩이 기록했던 7만 명 수준을 가볍게 뛰어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러한 폭발적인 유저 유입의 비결은 파격적인 콘텐츠 구성과 가격 정책에 있다. 번지는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과거 삭제되었던 인기 콘텐츠 일부를 복구하고, 그동안 유저들 사이에서 비판받았던 시스템적 결함들을 대거 수정했다. 또한, 지금까지 출시된 모든 유료 확장팩을 하나로 묶은 「데스티니 가디언즈: 더 컬렉션」을 약 25달러라는 저렴한 가격에 출시하며 신규 및 복귀 유저의 진입 장벽을 완전히 허물었다. 이는 스팀 글로벌 판매 순위에서 카운터 스트라이크 2의 뒤를 이어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게 만들었다.
커뮤니티의 헌사와 차기작 마라톤의 엇갈린 명암
데스티니 가디언즈를 향한 팬들의 사랑은 게임 밖에서도 뜨겁게 이어지고 있다. 핵심 유저층을 중심으로 차기작인 「데스티니 3」 제작을 촉구하는 온라인 서명 운동이 확산되고 있으며, 마지막 업데이트를 기념하기 위한 대규모 온라인 홈커밍 파티가 열리는 등 축제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심지어 라이벌 격인 「워프레임(Warframe)」의 개발사조차 이 장대한 서사의 마무리에 경의를 표하는 헌정 요소를 게임 내 삽입하며 업계 전반의 훈훈한 미담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번지의 내부 사정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주력 타이틀인 데스티니 가디언즈가 화려한 은퇴식을 치르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번지의 야심작인 익스트랙션 슈터 「마라톤(Marathon)」은 심각한 부진을 겪고 있다. 최근 무료 체험 이벤트로 일시적인 반등을 노렸으나, 현재 스팀 동시 접속자 수는 최고점 대비 대폭 하락한 1만 7천 명대에 머물고 있으며 최저 1만 명 선까지 위협받는 실정이다. 기존 팬덤이 익스트랙션 슈터라는 새로운 장르에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데스티니 가디언즈의 품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시장의 격변과 밸러 모르티스의 전략적 판단
한편, 게임 시장의 일정이 2026년 하반기로 쏠리면서 중소 규모 개발사들의 눈치싸움도 치열해지고 있다. 「고스트러너(Ghostrunner)」 개발사로 잘 알려진 원 모어 레벨(One More Level)은 자사의 나폴레옹 시대 배경 소울라이크 신작 「밸러 모르티스(Valor Mortis)」의 출시일을 기존 9월 24일에서 10월 13일로 전격 연기했다. 이는 11월 19일로 예정된 초거대 기대작 「GTA 6」의 영향권에서 벗어남과 동시에, 역대급으로 치열한 9월의 출시 경쟁을 피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개발사는 확보된 추가 시간을 통해 현재 공개된 스팀 데모의 피드백을 반영하여 완성도를 더욱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데스티니 가디언즈의 역주행이 시사하는 라이브 서비스의 진정한 마침표
번지가 보여준 이번 행보는 라이브 서비스 게임이 어떻게 품격 있게 마침표를 찍어야 하는지에 대한 교과서적인 사례다. 유저들이 진정으로 원했던 피드백을 수용하고 파격적인 가격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서비스 종료가 아닌 새로운 형태의 박물관으로 게임을 남기는 데 성공했다. 다만 이러한 성공이 차기작인 마라톤의 흥행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번지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숙제이며, IP의 세대교체가 결코 쉽지 않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최종 다이브 지수: 8.5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