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사막 (Crimson Desert)은 2026년 상반기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오픈월드 액션 RPG였으나, 최근 불거진 생성형 AI 에셋 무단 사용 논란으로 인해 그 위상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지난 3월 19일 정식 출시된 이래, 유저들은 거대한 파이웰 대륙을 탐험하며 독보적인 액션을 즐겼지만, 인게임 곳곳에서 발견된 기괴한 형태의 ‘임시 에셋’들은 이내 이 게임이 강조해온 ‘장인 정신’에 의구심을 던지게 만들었다.
▲ 공식 커버 아트 (제공: IGDB)
| 항목 | 내용 |
|---|---|
| 게임명 | 붉은 사막 (Crimson Desert) |
| 개발사 | 펄어비스 (Pearl Abyss) |
| 출시일 | 2026년 3월 19일 |
| 주요 이슈 | 미고지 생성형 AI 에셋 포함 논란 및 투명성 결여 |
붉은 사막 AI 에셋 사태의 전말과 펄어비스의 사후 대처
사건의 발단은 커뮤니티에서 시작되었다. 유저들은 붉은 사막 내부에서 다리가 6개 달린 말이나 형체를 알 수 없는 텍스처 등 생성형 AI의 전형적인 오류가 담긴 에셋들을 발견했다. 이에 대해 펄어비스 측은 2026년 4월 14일, 공식 SNS를 통해 해당 에셋들이 개발 과정에서 임시로 사용된 ‘플레이스홀더(Placeholder)’였으며, 이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누락되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게이머들이 진정으로 분노하는 지점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출시 당시 스팀(Steam) 페이지 등에 AI 사용 여부를 전혀 고지하지 않았다는 ‘불투명성’에 있다.
펄어비스는 현재 전수 조사를 통해 모든 AI 잔재를 삭제하겠다고 약속하며 스팀 페이지에 뒤늦게 AI 사용 고지를 추가했다. 하지만 이미 파이웰의 광활한 세계를 탐험하며 수작업으로 빚어진 예술성을 기대했던 유저들에게는 ‘이 세계의 어디까지가 진짜 사람의 손길인가’라는 근본적인 불신이 자리 잡게 되었다. 이는 단순한 그래픽 품질의 문제를 넘어, 게임이라는 예술 매체가 지녀야 할 창의적 무결성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사건이다.
▲ 공식 아트워크 (제공: IGDB)
클레르 옵스큐르부터 붉은 사막까지, AI 사용 은폐의 위험성
이러한 행태는 비단 붉은 사막만의 문제가 아니다. 2025년 최고의 게임으로 꼽히던 ‘클레르 옵스큐르: 엑스페디션 33 (Clair Obscur: Expedition 33)’ 역시 AI 사용을 숨겼다가 뒤늦게 발각되어 인디 게임 어워드 수상을 박탈당한 전례가 있다. 샌드폴 인터랙티브 역시 펄어비스와 마찬가지로 ‘실수로 남겨진 임시 에셋’이라는 변명을 내놓았지만, 게이머들은 이를 비용 절감을 위해 창작자의 노력을 기계로 대체하려는 시도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2023년 올해의 게임상을 휩쓸었던 발더스 게이트 3 (Baldur’s Gate 3)의 라리안 스튜디오마저 차기작 ‘디비니티 (Divinity)’에 생성형 AI 도입 가능성을 언급했다가 번복한 사례는 업계 전반에 번진 AI 만능주의의 단면을 보여준다. 스벤 빈케 대표는 ‘데이터의 출처와 창작자의 동의가 확인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사용하겠다’고 선을 그었지만, 붉은 사막 사태에서 보듯 실제 현장에서는 ‘빠르고 저렴하다’는 이유만으로 윤리적 검토 없이 AI가 남발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장인 정신을 대체하는 편리함의 독약
붉은 사막의 플레이 경험은 훌륭하다. 어쌔신 크리드 스타일의 방대한 스케일과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이 보여준 자유로운 상호작용을 적절히 버무린 수작임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게임 내 대사가 어색하거나 그래픽 글리치가 발생할 때마다 유저들이 ‘이것 또한 AI가 만든 무성의한 결과물이 아닐까’ 의심하게 만드는 환경은 그 자체로 몰입감을 저해한다. 펄어비스가 약속한 ‘손으로 직접 빚은 세계’라는 수식어는 이제 AI라는 독 한 방울이 섞인 포도주처럼 그 순수성을 잃었다.
결국 게이머들이 원하는 것은 완벽한 그래픽이 아니라, 개발진이 쏟아부은 열정과 의도가 담긴 결과물이다. 6개 다리 달린 말의 환영을 지우기 위해서는 단순히 에셋을 교체하는 것을 넘어, 개발 과정 전반에 걸친 투명성 확보와 창작자에 대한 존중이 선행되어야 한다. 붉은 사막 스팀 공식 페이지에서 업데이트된 AI 고지 문구는 그 반성의 첫걸음이 되어야 할 것이다.
Gaming Dive Perspective: 붉은 사막이 던진 AI 논란, 편리함과 예술성 사이의 위태로운 줄타기
생성형 AI는 개발 효율을 높이는 도구가 될 수 있지만, 그것이 개발자의 정성을 대체하고 유저를 기만하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붉은 사막의 이번 사태는 기술적 진보가 아닌,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예술을 창조해야 할 게임사의 윤리적 후퇴를 보여준다. 게이머들은 ‘AI가 만든 세계’가 아니라 ‘사람이 꿈꾼 세계’를 여행하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논란 속에서도 붉은 사막은 출시 후 20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과연 펄어비스가 이 상처 입은 신뢰를 회복하고 파이웰 대륙의 진정한 가치를 입증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최종 다이브 지수: 6.5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