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어 다이브] 젠레스 존 제로 음악 분석, 뉴 에리두의 심장을 뛰게 하는 비트의 비밀

젠레스 존 제로 (Zenless Zone Zero)는 호요버스의 기존 흥행 공식이었던 웅장한 오케스트라 사운드를 과감히 탈피하고, 지하 클럽 문화와 빈티지한 에스테틱을 결합한 독보적인 사운드 트랙으로 전 세계 유저들의 청각을 사로잡고 있다. 뉴 에리두라는 가상 도시의 생명력은 단순히 화려한 그래픽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6단 거리의 칠(Chill)한 로파이 비트부터 공동 내부의 고전압 EDM까지 아우르는 음악적 맥박에서 기인한다. 이러한 음악적 성취의 중심에는 Sān-Z 스튜디오의 양우타오(Yang Wutao)와 프로듀서들이 있으며, 이들은 단순한 배경 음악이 아닌 게임의 영혼을 형상화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Zenless Zone Zero 공식 커버

▲ 공식 커버 아트 (제공: IGDB)

게임명 젠레스 존 제로 (Zenless Zone Zero)
개발/공급 호요버스 (HoYoverse)
음악 스튜디오 Sān-Z Studio
주요 장르 어반 판타지 액션 RPG
플랫폼 PC, PS5, Xbox Series X/S, Android, iOS

젠레스 존 제로, 장르를 넘어 캐릭터의 감정을 연주하다

젠레스 존 제로의 사운드 디자인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지점은 캐릭터 EP 제작 방식이다. 양우타오 프로듀서에 따르면, Sān-Z 스튜디오는 특정 음악 장르를 먼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캐릭터의 내면적 서사와 감정을 우선순위에 둔다. 예를 들어, 강인한 외형을 지닌 카이사르의 이면에 숨겨진 물고기자리 특유의 섬세함을 포착하거나, 바쁜 일과를 마친 야나기가 퇴근길에 느끼는 고독과 평온함을 음악으로 구체화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접근법은 캐릭터를 데이터 덩어리가 아닌 살아 숨 쉬는 인격체로 느끼게 만드는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특히 번니스의 에너지 넘치는 EDM 트랙은 폭발적인 액션성을 강조하며, 유저들에게 캐릭터의 개성을 청각적으로 즉각 각인시킨다. 제작진은 유행하는 장르에 영혼 없는 소리를 입히는 것을 경계하며, 오로지 해당 캐릭터가 무엇을 말하고 싶어 하는지에 집중한다. 이러한 철학은 캐릭터 EP가 단순한 홍보 수단을 넘어, 게임 외부에서도 하나의 독립된 예술 작품으로서 감상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클럽 문화와 전자음악, 뉴 에리두의 거친 숨결을 담다

젠레스 존 제로의 세계관은 클럽 문화와 댄스 음악의 에너지가 깊숙이 뿌리박혀 있다. 양우타오는 전자음악이 게임을 형성한 것이 아니라, 비슷한 취향을 가진 제작진이 모여 자연스럽게 발현된 결과물이라고 설명한다. 세계적인 DJ 티에스토(Tiësto)와의 협업이나 크림필즈(Creamfields)와 같은 글로벌 페스티벌 참여는 이러한 음악적 정체성의 연장선에 있다. 가사가 없고 루프를 기반으로 하는 EDM은 직관적인 사운드 디자인을 통해 유저의 감정을 자극하며, 이는 복잡한 설명 없이도 유저를 즉각적으로 ‘존(Zone)’에 몰입하게 만든다.

Zenless Zone Zero 공식 아트워크

▲ 공식 아트워크 (제공: IGDB)

전투 음악 역시 일관된 스타일보다는 각 작곡가의 개성과 생명력을 강조한다. 휴고(Hugo)가 제작한 락과 메탈 성향의 전투 테마는 게임 전반의 전자음악 분위기와는 또 다른 질감을 선사하며, 뉴 에리두라는 공간에 다채로운 층위를 형성한다. 제작진은 스타일의 통일성보다 음악이 살아있는지, 그리고 제작자의 영혼이 담겼는지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이러한 자유로운 창작 환경은 젠레스 존 제로가 여타 게임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아날로그 향수와 게임 시스템의 유기적 결합

뉴 에리두를 상징하는 VHS 테이프, CRT 모니터, 바이닐 레코드와 같은 레트로 퓨처 에스테틱은 음악 제작 방식에도 영감을 주었다. 기술적으로 과거의 소리를 재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각 세대의 작곡가들이 가진 레트로에 대한 기억과 감정을 현대적인 툴로 재해석했다. 특히 인게임 시스템인 바르딕 니들(Bardic Needle)은 음악이 단순히 배경에 머물지 않고 캐릭터 성장과 직결되는 메커니즘임을 보여준다. 엘피의 레코드 샵에서 드라이브 디스크를 조율하는 과정은 유저들에게 음악이 뉴 에리두의 시민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갖는지 직접 체험하게 한다.

지난 4월 29일 레이스드 레코드(Laced Records)를 통해 발매된 바이닐 사운드트랙은 이러한 경험을 현실 세계로 확장했다. 디지털 스트리밍 시대에 물리적인 매체를 통해 음악을 소유하고 감상하는 행위는 유저들에게 특별한 리추얼(Ritual)을 제공한다. 양우타오는 게임을 플레이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음악 그 자체만으로 감동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이 가장 큰 검증이라고 밝혔다. 젠레스 존 제로의 음악은 단순한 부속품을 넘어, 게임이 전달하고자 하는 감정의 실체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젠레스 존 제로가 증명한 ‘음악’이 곧 ‘세계관’인 이유
젠레스 존 제로는 음악을 단순한 분위기 조성용 BGM으로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캐릭터의 성격과 게임의 핵심 루프를 지탱하는 설계도로 사용하고 있다. 오케스트라의 장엄함 대신 거리의 거친 질감과 전자음악의 폭발력을 선택한 것은 서브컬처 시장의 주류가 된 어반 판타지 장르에서 호요버스만의 확고한 미적 기준을 제시한 사례다. 특히 사운드 트랙의 바이닐 발매와 글로벌 DJ 협업은 게임 IP의 생명력이 가상 세계를 넘어 실제 문화 트렌드로 전이될 수 있음을 시사하며, 이는 유저의 소속감을 강화하는 강력한 장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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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다이브 지수: 9.2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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