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컴 2 (XCOM 2)는 턴제 전략 시뮬레이션의 정점으로 평가받지만, 그 핵심 동력인 ‘절차적 생성 지도’가 한때 개발진에게 불가능한 과제였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다. 전작인 엑스컴: 에너미 언노운 개발 당시, 파이락시스 게임즈는 1994년 원작의 정수인 무작위 맵 생성을 구현하려 했으나 기술적 한계에 부딪혀 이를 포기해야만 했다. 밀밭 한가운데 쓰레기통이 배치되거나 엄폐물이 전략적 의미 없이 흩뿌려지는 등 게임의 품질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문제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 항목 | 내용 |
|---|---|
| 주제 | 엑스컴 2 (XCOM 2)의 절차적 맵 생성 시스템 개발 비화 |
| 주요 인물 | 가스 드앤젤리스(Garth DeAngelis), 제이크 솔로몬, 그렉 포이취 |
| 핵심 기술 | 플롯 앤 파셀(Plot and Parcel) 시스템 |
| 기술적 의의 | 수작업 수준의 품질과 무한한 재플레이 가치의 결합 |
전작의 실패에서 배운 엑스컴 2 (XCOM 2)의 새로운 야심
에너미 언노운의 리드 프로듀서였던 가스 드앤젤리스는 당시의 결정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제이크 솔로몬은 유저에게 매번 새로운 경험을 주기 위해 절차적 생성을 고집했지만, 아트 디렉터 그렉 포이취는 시각적 완성도를 위해 수작업 지도를 주장했다. 결국 당시 인턴에 가까웠던 드앤젤리스의 냉정한 판단과 팀의 역량을 고려해 파이락시스는 70개 이상의 수작업 지도를 제작하는 고된 길을 택했다. 이는 품질을 보장했지만, 다회차 플레이를 즐기는 하드코어 게이머들에게는 반복적인 지형이라는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2K 게임즈로부터 후속작 개발을 승인받은 직후, 개발진의 최우선 과제는 다시 절차적 생성 지도의 코드를 해독하는 것이었다. 그들은 에너미 위딘 확장팩 개발과 병행하여 소규모 전담 팀을 구성했고, 전작에서 저질렀던 실수를 반면교사 삼아 프로토타입 제작에 돌입했다. 단순히 오브젝트를 무작위로 뿌리는 것이 아니라, 도시, 교외, 농촌 등 각 환경에 맞는 정교한 규칙을 설계하는 것이 승부처였다.
플롯 앤 파셀: 시각적 조화와 파괴 메커니즘의 결합
파이락시스가 찾아낸 해결책은 플롯 앤 파셀(Plot and Parcel)이라 불리는 혁신적인 시스템이었다. 엑스컴 2 (XCOM 2)의 모든 지도는 격자 형태의 ‘플롯’으로 나뉘며, 이 플롯 안에는 미리 조립된 자산 묶음인 ‘파셀’이 배치된다. 여기서 핵심은 건물과 건물 사이에 미세한 완충 지대를 두는 것이었다. 이는 건물 벽이 맞닿았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시각적 오류와 환경 파괴 시의 연쇄적인 그래픽 버그를 방지하는 신의 한 수였다.
또한, 인접한 플롯의 속성에 따라 경계면의 자산이 유동적으로 변하는 블렌딩 시스템을 도입하여, 무작위로 생성된 지도가 마치 장인이 한 땀 한 땀 설계한 수작업 지도처럼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만들었다. 도시 맵에서는 주유소 옆에 서점과 버스 정류장이 논리적으로 배치되고, 농촌 맵에서는 엄폐물로 활용 가능한 자연 지형이 전략적으로 놓이게 된 것이다. 이러한 기술적 성취는 이후 마블 미드나잇 선즈와 같은 파이락시스의 차기작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게이머의 심장을 뛰게 하는 무한한 전장
브라이언 헤스를 비롯한 레벨 디자이너들은 이 시스템을 더욱 심화시켜 플롯 내부에도 무작위 요소를 삽입함으로써 경우의 수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렸다. 가스 드앤젤리스는 개발 막바지, 새벽 1시에 홀로 빌드를 테스트하다가 완성된 도시 센터 지도를 보고 전율을 느꼈다고 회상한다. 단순한 기술 구현을 넘어, 외계인 바이퍼의 혓바닥에 끌려간 아군을 구출하는 긴박한 순간이 매번 새로운 지형에서 펼쳐진다는 사실은 전략 게이머들에게 축복과도 같았다.
결국 엑스컴 2 (XCOM 2)가 증명한 것은 기술은 도구일 뿐, 중요한 것은 그 도구가 유저의 플레이 경험을 어떻게 확장하느냐는 점이다. 무한히 변화하는 전장에서 매 순간 생존을 고민해야 하는 긴장감이야말로 이 시리즈가 턴제 전략 게임의 고전으로 남을 수 있는 이유다. 더 자세한 정보는 스팀 공식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Gaming Dive Perspective: 엑스컴 2 (XCOM 2)가 보여준 진정한 후속작의 자세
단순히 그래픽을 개선하거나 유닛을 추가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전작에서 포기했던 기술적 이상향을 끝내 구현해낸 파이락시스의 집념에 경의를 표한다. 절차적 생성 시스템은 단순히 개발 편의를 위한 도구가 아니라, ‘미지의 공포’와 ‘전략적 임기응변’이라는 엑스컴의 핵심 가치를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 조각이었다.
최종 다이브 지수: 9.5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