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커 (S.T.A.L.K.E.R.) 시리즈의 기틀을 마련했던 원년 디자이너가 최근 게임 비평계에서 관용적으로 사용되는 ‘유로쟁크(Eurojank)’라는 표현에 대해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다. 이는 단순한 용어의 수정을 넘어, 특정 지역에서 제작된 게임에 가해지는 지리적 낙인과 장르적 편견을 해체해야 한다는 산업적 메시지를 담고 있어 주목된다.
| 분석 주제 | 게임 장르 분류의 지리적 편견 및 ‘유로쟁크’ 용어 비판 |
|---|---|
| 주요 발언자 | 안드리 베르파코프스키 (Andrii Verpakhovskyi, 원작 디자이너) |
| 핵심 키워드 | 스토커 (S.T.A.L.K.E.R.), 유로쟁크, 게임 디자인 철학 |
‘유로쟁크’라는 장벽: 스토커 (S.T.A.L.K.E.R.) 개발진이 거부하는 지리적 프레임
과거 스토커 (S.T.A.L.K.E.R.) 원작 개발에 참여했던 안드리 베르파코프스키는 최근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유로쟁크’라는 용어가 지닌 모순을 지적했다. 유로쟁크란 유럽 개발사들이 만든 야심 차지만 기술적으로 불완전한 게임을 일컫는 별칭으로 통용되어 왔다. 하지만 그는 과거 트로이카 게임즈(Troika Games)가 개발한 ‘뱀파이어: 더 마스커레이드 – 블러드라인(Vampire: The Masquerade – Bloodlines)’이나 ‘아카넘(Arcanum)’ 같은 북미산 RPG들을 예로 들며, 이들 역시 극심한 결함(Jank)을 안고 있었음에도 지리적 분류에서 자유로웠음을 강조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게임의 불완전함은 특정 지역의 전유물이 아니라 개발 환경과 경험의 산물이다. 당시 스토커를 개발하던 팀원들은 대부분 업계에 갓 발을 들인 신입들이었으며, 공학이나 예술 교육을 정식으로 받지 못한 이들이 많았다. 이러한 환경에서 탄생한 ‘결함’은 창의적인 도전 과정에서 발생한 부작용일 뿐, 이를 유럽이라는 지리적 범주 안에 가두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것이 그의 핵심 논지다.
장르적 모호함과 기술적 미숙함 사이의 철학적 고찰
베르파코프스키는 스토커 (S.T.A.L.K.E.R.) 개발 당시 자신들이 포스트 소비에트 국가 외부의 개발자들과 다른 방식으로 게임을 만들고 있다는 인식을 전혀 하지 못했다고 회고했다. 그들은 닌텐도나 세가 같은 일본 기업의 게임은 물론, 미국, 캐나다, 영국 등 서구권 게임들 사이에서도 어떠한 선도 긋지 않았다. 즉, 개발진 내부에서는 보편적인 게임 제작의 가치를 추구했으나, 외부 비평가들이 이들의 정체성을 지역적 틀에 가두어 정의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게임 산업 역사에서 장르명이나 용어가 모욕의 의미로 시작된 경우는 적지 않다. ‘JRPG’ 역시 초기에는 일본 게임의 이질성을 깎아내리는 뉘앙스로 사용되었으며, ‘워킹 시뮬레이터’ 또한 게임성이 부족하다는 비아냥 섞인 의도에서 출발했다. 스토커 디자이너의 이번 발언은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분류 체계가 제작자의 의도와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게임의 본질적인 가치를 어떻게 훼손할 수 있는지를 상기시킨다.
언어의 낙인을 넘어 진정한 예술적 가치로
결국 베르파코프스키가 강조하는 것은 ‘영혼’의 문제다. 지역에 상관없이 개발자의 열망과 거친 투박함이 살아있는 게임들은 공통된 매력을 공유한다. 스토커 (S.T.A.L.K.E.R.)가 출시 후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전 세계 게이머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그 ‘유럽적인 결함’ 때문이 아니라, 그 결함조차 압도하는 독보적인 세계관과 몰입감 덕분이다. 이제는 게임을 특정 지역의 틀에 가두기보다, 그 미완의 미학이 지닌 순수한 창의성에 집중해야 할 때다.
Gaming Dive Perspective: 스토커 (S.T.A.L.K.E.R.)가 증명한 지리적 경계의 무의미함
안드리 베르파코프스키의 비판은 단순한 용어 수정을 넘어선다. 이는 자본과 기술로 무장한 ‘매끈한’ 게임들 사이에서, 투박하지만 영혼이 담긴 게임들이 생존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비평적 관문을 재설정하라는 요구다. ‘유로쟁크’라는 단어가 사라진 자리에는 오직 개발자의 ‘치열한 고뇌’만이 남아야 한다.
관련하여 더 자세한 정보는 스토커: 쉐도우 오브 체르노빌 스팀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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